물은 스스로 길을 낸다.

처음엔 한 줄기 물방울이었다.
세상에 흔히 흩뿌려지는
이름이 없는 빗방울처럼

가슴속에서 자꾸 웅얼거리는
말과 이야기가 흘러넘쳐
돌에 부딪히며, 흙에 스며들며

누구도 길을 내 주지 않았지만
물처럼 고집스레
밤마다 흘러가며 종이 위에 길을 그렸다.

그 길 위에서 나는 배웠다.
넘어짐도, 막힘도, 흩어짐도
모두 글이 되는 순간이었음을.

마침내 작은 내 글줄기가
사람의 마음을 적시는 강물이 될 때,
나는 알았다.
스스로 길을 내며 작가가 되어 간다는 것을.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2025..09. 24.  솔바우 씀